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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서 새는 뭉치표… 문재인의 깊어가는 '호남 고민'

곽창렬 기자 lions3639@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9-24 16:59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호남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의 '야권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비슷하거나 뒤지고 있는 배경에 '호남의 선택'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문 후보가 야권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호남을 먼저 잡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호남에서 安에게 밀리는 文

문 후보는 지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면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 대결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 후보 출마 후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21~22일 진행된 KBS·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서 야권과 무당파 지지자들만을 봤을 때 문재인 후보 37.7%로 52.7%의 안 후보에게 크게 뒤졌다. 22일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40.8%로 39.9%인 안 후보를 간신히 앞섰다.

이 같은 현상은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디어리서치의 호남 지역 조사에서 문 후보는 지지율이 35.8%에 그친 반면 안 후보는 53.9%를 기록했다. 22일 글로벌리서치 호남 지역 조사에서도 문 후보는 43.1%로 51.6%를 기록한 안 후보에게 밀렸다.

호남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도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크게는 10%p 이상 뒤지고 있다.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상무는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10%p 이상씩 앞서는데도 전국 지지율에서 뒤지는 것은 호남 민심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남 껴안기 나선 文과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은 향후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호남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껴안기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24일 오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만났다. 문 후보는 지난 21일 구순(九旬)을 맞은 이 여사에게 "생신을 축하드린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나가야 한다. 여사께서 건강하셔서 가르침을 주시면 민주개혁 진영으로서는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사는 "민주당 중심으로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꼭 당선돼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추석 전에 광주를 방문해 5·18 묘지를 참배하고, 지역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공보단장인 우상호 최고위원은 "현재 문 후보가 호남에서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하기 위한 차원의 행보"라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도 호남 민심 달래기에 뛰어들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광주·전남 지역 언론인들과 오찬을 갖고 "민주당과 문 후보가 호남에 관심이 많다"며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후보에 비해 안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더 높은 데 대해 "안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더 높게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 특검을 수용한 것과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 시민들이 왜 부산 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느냐"고 말한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에게 섭섭함을 갖고 있는 호남 민심이 쉽게 돌아서지 않고 있다"며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계속해서 압도하면 호남 민심이 안 후보로 더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민주당 당직자는 "10월 중순이 지나고 결국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호남 민심도 자연스레 문 후보에게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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